이번 2016년은 증조 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해였다. 저는 한국에 있으면서 많은 부분의 장례를 경험하였는데 미국의 그것과 한국의 그것은 정말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상당히 서구화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결혼식은 서구화된데 비해서 장례식은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
장의사의 일정대로.
하나 좀 황당했던 것은, 미국은 철저하게 장의사의 일정대로 장례식을 진행한다. 상을 당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장례식을 빨리 시작하고 끝내는 한국과는 달리, 우리 가족 같은 경우에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 일주일이 지나서야 장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우리 일정대로가 아닌, 장의사의 일정과 예배당 대여 일정에 따라 달라졌다
시신을 다루는 방법
미국에서는 집에서 돌아가실 경우, 반드시 부검을 해야 한다고 한다. 다만 병원이나 구급차에서 돌아가신 경우에는 사인이 규명되므로, 부검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우리 외할아버지께서는 구급차에 실려가시는 도중 돌아가셨으므로, 부검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시신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검역당국이 검사를 하고, 방부처리를 한다.
시신을 공개한다.
미국 장례식에서는 영정사진만 걸어놓고, 염할 때에만 보여주는 한국과는 달리, 시신을 공개해서 고인을 모두 볼 수 있게 만들어둔다. 이거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는데, 더 서럽고, 움직이지도 않고, 숨도 쉬지 않는 고인을 보니 가슴이 턱 막히면서 더 서러워 지지만, 이게 나중에 가다보면 고인의 죽음을 납득하게 해준다. 한국에서 모친상이나 가까운 사람의 상을 당하면,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계셨던 분이 안 계시는 공백을 느낀다. 미국에서는 시신을 보고 이 공백감이 어느정도 사라지는 듯 하다. 엄청 서럽고 답답하지만, 공백감이 없다.
길지만 간단한 절차
한국은 주로 상을 당했을 때, 24시간 내내 고스톱(..) 과 윶놀이를 하는 광경과, 유가족들의 흉을 보는 경우도 많고, 밥을 준비하거나 식사를 모두 다 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몇천만원씩 깨지는게 장례식이라고 하니
미국 장례식은 모두 그런건 아니겠지만, 대체적으로 상당히 경건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우선 예배가 45분이었다. 예배는 짧았으며,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내용이었으며, 좋은 곳으로 가셨다는 안도감에 좋게좋게 끝냈다.
상당히 다른 것
- 우선 미국에서는 형형색색의 장미를 사용한다. 화환들이 대부분 알록달록하다. 근데 화환같은 경우에도 한국 문화라고 한다.
- 상조회사가 없다
- 화장이 대부분이다.
- 밥 안삼 (그래도 우리 장례식땐 한국식으로 김밥이나 떡은 돌렸습니다)
- 부조 없다- 우리가 앞에서 부조 받으니깐, 신기하게 쳐다봄
- 장례 예배를 드린다- 이거 은근 다른 부분인데, 케바케겟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가족들 중심으로 예배를 드린다. 가족예배가 주로 존재하고 가족들이 식장에서 예배를 드리는 반면에, 여기는 장례식장이 예배당처럼 생겼다. 한국에서 본 장례식들은 대부분 가족예배를 몇번 드렸었는데, 미국은 한번만 드린다.
식장이 상당히 신사적이었다. 음 우선 장례식장이 칸칸마다 있는 한국과는 좀 다르게 여기는 하루에 하나, 또는 일주일에 하나만 장례를 받는다고 한다. 또한 각 국의 문화를 고려해서 철저하게 장의사가 유가족의 절차를 중시해주는 쪽으로 진행한다. 장례 절차를 몰라서 허둥지둥 대는 한국과는 아주 다르다고 생각한다. 장의사와 함께 장례 절차를 토의해서 진행하고, 장례식장에서 필요한 물건 (영정사진을 놓는 곳이라던지)이나 화장은 도맡아서 한다.
총 비용이 6000불이었다. 경제적이면서 경건하고, 실속있으며, 비용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고인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알현하면서 고인에게 예의도 갗출수 있었다.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상당히 감명깊으며 슬픈 장례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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