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담론/정치(Politics)

다양성 없는 사회가 만들어낸 결과물, 외모지상주의

첼린저스 2016. 9. 1. 15:00

최근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외모지상주의.  물론 2010년 이전에도 이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메갈리아가 대두되며, 외모로 여성을 판단하는 사회의 전반적 실태에 대한 비판이 대두되며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다시 떠올랐다. 이는 결혼에서도, 연애에서도 남성들이 주로 돈이나 성격같은 부가적인 요소가 있는 반면에, 여성의 가치가 단순히 젊음과 외모로 판단되는 사회 현실에 대한 비명이기도 했다. 


외모지상주의는 무엇인가?


생물학적으로 한 사람을 외몰 판단하는 것은 물론 나쁜일이라 할 수 없다. 몇몇 외모 지상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생물학적 특성을 들먹이며, 외모로 판단하는 것을 옹호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외모지상주의는 단순히 "예쁜 사람들 좋아하는게 죄냐?" 를 넘어 외모가 인격과 성실함, 그리고 자기 관리 영역까지 증명하는 수단이 되어버린 것이다. 


오늘날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러한 외모지상주의는 점점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외모 지상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외모 지상주의는 그 기원이 인간의 생물학적인 특성에 기원하고 있는 만큼, 못생긴 외모로 놀림감이 되었던 소크라테스, 동서양 어디에서나 존재하며, 영미권에서는 루키즘(lookism)이라는 단어가 1970년대부터 만들어져 구설수에 오르고 있고, 몸매를 가꾸다가 굶어죽거나 돌이킬수 없는 병에 걸리는 상황이 발생하자, 사회에서 이를 인식하고 막는 노력을 하고 있다. 


http://news.joins.com/article/3909152


얼굴에 화상을 입은 안면 장애인 제임스 패트리지가 뉴스 앵커로서 서게된 것을 다루는 기사다. 


비록 이벤트성 뉴스였지만, BBC가 이를 추진한 목적은 소외된 이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위해서였다고 한다. 






최근에 트럼프에게 츳코미 먹인 것으로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롤란드 마틴. 흑인에 모델형은 아니라도 유명한 저널리스트로 명성을 떨친다. CNN역시 능력 위주로 사람을 뽑으며, 이 친근한 흑인 아저씨도 그중 한 분이다. 뉴스 쇼 역시 패널이 예쁘거나 모델이 아닌 중년이라도 그냥 토크쇼처럼 뉴스쇼를 진행한다. 


http://www.dailymail.co.uk/news/article-3100499/BBC-posts-advert-new-forecaster-disability.html

BBC가 장애인 기상캐스터를 뽑는다는 기사이다. BBC는 채용공고에 직접 장애인들의 방송진출을 지원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BBC는 능력만 있으면 BBC의 다양성을 높이는 정책을 주로 권장하고 있다. 


 

 1993년부터 뛰어온 캐롤 커크우드 아나운서이다. 중년이다. 

 


사딕 이크발 - 수염이 있어서 채용되었다고 한다(..) BBC다양성 정책의 일환이라고 한다. 



그럼 한국은?


한국은 우선 공적인 방송이나 미디어에서 이런 노력이 부족한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때가 있다. 첫번째로는 이력서에 사진을 붙이거나, 취업에서 직접적으로 "외모 준수:"를 요구하거나 하는 것이 그런 예이다. 


종편같은데서 보면 외국인들이 이력서에 사진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기겁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비정상적인 문화는 외모지상주의를 부추키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국회마저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자각을 못하는 것 같다.




또한 위에서 뉴스캐스터들을 예로 들었으니, 우리나라의 기상캐스터를 보자. 우리나라의 기상 캐스터는 옛날에는 남성이 조금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젊은 여성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들은 가쉽거리가 되기 일쑤다.


한번 기사들을 예시로 몇개 들어보자. 

http://sports.donga.com/3/02/20121227/51875149/2 - 가십거리가 되는 임현주 아나운서, 심지어 스포츠(..)다 

http://yun-ea-fashion.blogspot.com/2016/02/ytn_5.html - 아나운서의 옷을 평하는 모 블로그 

http://marke.tistory.com/1877 --> 임현주 아나운서의 의상 모음집(..)이다. 


심지어 마지막 블로그가 가관이다 "건강한 남성들이 비타민 챙겨먹듯 매일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므로 지켜줘야할 의무감을 느낍니다" 던지.. 물론 문제는 그런게 아니라 왜 우리 나라에서는 젊은 여자 아나운서밖에 없는가? 그리고 그들이 입는 의상이 가쉽거리로 소비되고, 그게 시청률을 좌지우지한다. 과연 영미권은 시청률 경쟁이 한국만큼 치열하지 않아서 중년, 이슬람, 장애인 기상캐스터를 쓸까?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간도 마찬가지이다. 광고조차도 예쁜 모델 또는 개그 모델만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영미권에서는 많은 광고들이 가족을 배경으로 하거나, 아니면 외모나 몸매에는 주로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화장품 광고같은 경우에는 외모가 아주 중요하겠지만) 정말 광고주들의 경쟁이 심한 시간대가 아니라면, 무난하고 투박한 광고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외모라는 것이 하나의 차별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공적인 곳이나, 공정함을 요하는 곳에는 사회가 앞장서서 외모지상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너무나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한국.


아름다운 외모의 기준이 개인적인 욈경험에 따라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외모가 일반적인 기준에서 심하게 벗어난 사람들만이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전적 정보가 완전히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 사이에서도 매력을 느끼는 외모의 기준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호감형 외모의 기준이 유전자에 입력된 정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에 따라 만들어짐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인종간 다양성과 개성이 결여되어 있는 한국사회는

외모지상주의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허들이 오히려 구미권 국가들보다 더 높다. 


오늘날 한국이 외모지상주의가 심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교육이 개성을 살리지 못해서 무개성의 사람들이 쏟아져 내려와 스펙이 변별력을 갗추기 어려워지면서 외모가 하나의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어렸을때부터 자기 잘하는거 하나만 잘하고 나머지는 적당히 해치우는 영미권의 교육관과, 모든지 잘하고 모든지 얕고 넓게 배우며 점수만을 요구하는 한국 교육은 결국 사회를 경쟁 사회로 만들었다..


또한 위에 말했듯이 한가지의 이유가 더 있는데, 우리나라는 바로 인종간의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외모의 기준은 문화나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나 가설이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황인종에 몽골계 인종이 사는 우리나라는 당연히 미의 기준이 획일적일 수밖에 없다. 어딜가나 비슷한 언어와 비슷한 인종이 가득하니깐. 사회가 어느정도 "예쁜 사람" 과 "못생긴 사람" 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있는듯 하다.


그러나 구미권, 특히 미국에서는 서로 다른 인종,민족 커뮤니티가 서로 다른 미의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획일적인 외모의 기준이 존재할 수가 없다. 예를들어 필자가 만난 어떤 한국 노인분은 "흑인이 뭐가 예쁜지 이해할 수 없고, 흑인이랑 결혼한 자기 손녀딸이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본적이 있다. 


한마디로 미의 기준이 서로 다르므로 누가 잘생겼네 못생겼네 논할수 없는 사회이다. 심지어 선호하는 몸매도, 출신 국가에 따라서 통통한 사람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서로 미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능력 위주의 사회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미권의 사회들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꾸준한 성찰과 개선을 모색한다. 


한국은 인종간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구미권의 국가들보다 외모지상주의를 해결하기 위한 허들이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성찰과 개선의지가 없다보니 상황이 이렇게까지 치닫은거 아닐까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민간과 공기업들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앞장서서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