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담론/정치(Politics)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과제와 한국 대선

첼린저스 2017. 4. 20. 18:02


청년이 무슨 공장에서 막노동하는 사람인가?


이번 토론회에서 문재인이 말한 "개성공단이 늘어나면 원자재를 납품하는 공장이 늘어나 일자리 더 늘어나는거 아닙니까" 라고 하는 부분에서 경악. 자기가 무슨 이명박도 아니고 청년들이 공사판같은 원자재 공장에서 뛰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은연중에 드러낸 꼴이 되었다.


현대건설 회장이었던 이명박은 4대강 사업같은 거대건설사업을 벌리면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믿었다. 마치 1940년의 뉴딜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가 현대건설 회장이었던 시대와 달리 이명박이 대통령이었던 시절의 세상은 꽤나 달라져있었다. 건설과 제조업의 기계화로 인해 2차산업은 그닥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않았던 것이다. 


여튼, 2차산업은 앞으로 트럼프같이 생떼를 쓰지 않는이상은 계속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며, 우리나라에서 살아남더라도 기계화될 것이다. 즉 3차산업이 살아나지 않으면 결국 일자리는 더욱 없어질 것이다.


시대의 과제: 어떻게 잘 뜯고, 잘 분배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시대가 쥐어준 중요 과제는 두가지이다. 기계가 대체한 사람들을 어떻게 먹여살리며, 과도기동안 주로 일자리를 만드는 3차산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어떻게 2차 산업군을부터 돈을 뜯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는 Daron Acemoglu의 교수의 최근 논문에서도 드러나는데, 선진국이 고령화된다고 해서 gdp가 주저앉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된 논리이기도 하다. 노동력의 확충과 억지로 일자리만드는게 다가 아니라는 이야기.  


"4차 산업혁명"은 관점에 따라 사기성이 짙은 단어라고 해석될 수 있지만, 적어도 이 단어가 정치학계에 영향을 끼치는 주된 이유는 2차산업군이 사람들을 고용하지 않으면서 얻는 이익을 정부가 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사실 2008년부터 종종 뜨는 이야기였다. 


더 나아가, 자유주의자들의 망상과는 달리 "분배기관" 으로서의 정부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현대 경제는 막말로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출로 따지면 60-80%가 정부에 의해 운용된다. 이 경향은 앞으로 심해질 것이다. 




기회의 평등 vs 복지사회


작금의 문제는,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작은 정부가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진행되던 연구들은, 그들이 부르짖던 "기회의 평등"이 신분상승에 도움을 준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더 나아가, 사회학과 경제학계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 중에서도 불평등이 낮고 복지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상향사회이동률이 높다


즉 현재까지 실제 정책으로 명확히 증명된, 부의 대물림을 막는 방법은 저소득층에게 복지를 확대하므로서 병든 용을 개천으로 던져버리고 개천으로부터 때깔 좋은 용을 받는 것이다. 


486세대의 기득권 + 연금 및 기타 잡설


노인자살률과 청년자살률이 피크를 찍는 이 때에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부를 쌓고 떵떵거리는 486세대와 대기업에게 후원을 받으며 갑질 청산 의지가 없는 문재인은 왜 진보정당에 있나 의문이 드는 것이다. 


70-80년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쉽게 꿀빨아 올라온 용을 개천으로 다시 던저벼리고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은 새 용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문재인은 정책상 이 부분에 소극적이다. 또한 문재인은 국민연금을 언급하면서 재정확충에 대한 확답이 없었다. 혜택은 486까지만 누리고 부담은 우리 현 20대 세대가 지라는 식인가? 나는 오히려 현 486세대가 연금을 받는 세대가 되었을때 연금을 대폭 삭감하는 사람을 지지할 생각이다 (웃음)


4차 이야기 그만 하고, 현재로 돌아가보면 공공 일자리를 늘려서 고시준비생이나 먹여살리겠다는 정책보다, 대기업이 서비스업과 자영업자들에게 부리는 갑질을 막고, 중소기업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고, 중소기업 종사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 정책이 지금 현재 도탄에 빠진 20대를 구제하는 길이며, 정부의 권한을 늘려 노동문제를 철저히 개선해야 할것이다. 


기본소득제 논의보다도 이 논의가 더욱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정부의 인원수" 보다는 "정부의 권한"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