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국제관계와 정부체제

캘리포니아 정치를 향한 착각들

첼린저스 2016. 9. 4. 17:11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무조건 민주당 몰표를 던지는 캘리포니아를 보고, 캘리포니아는 필히 진보적이고, 미국의 전라도(?) 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면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죠. 


1. 캘리포니아는 곧 민주당이다?


레이건이 캘리포니아 주지사이고 미스터 터미네이터도 공화당이었죠. 주의회는 민주당이 많이 해먹긴 합니다만, 애초에 정부 조직이 8원집정부제(?)의 지랄맞은 정부다보니..(대통령급을 8명 뽑음) 


아 물론 현 정부는 8개 다 민주당에 상원과 하원 둘다 민주당이 잡고 있죠. 덕분에 조금 재정 상황이 개선되는지도. 캘리포니아는 사실 대기업들에게 호구잡힌 주로 유명하죠. 


그리고 각 지방의회는 공화당이 몇십년째 장악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지방만 내려가보면 주정부에 대한 민심이 흉흉합니다. 피켓이 곳곳에 걸려있음. 이유인즉슨 요즘 가뭄이 심하게 들고 있는데 오바마정부는 그닥 농민들을 향해 신경을 쓰지 않거든요. 거대한 물 절약 차원의 문제만 신경쓸 뿐...




2. 캘리포니아 사람들은 진보적이다?


전혀요. 물론 다양성이라는게 존재하긴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이념적 중도층이 다 죽은 상태입니다. 좌우갈등이 극심하죠. 원래 캘리포니아는 남북갈등이 심했어요. 새크라멘토와 샌프란시스코를 위시한 도시들은 진보적이었는데, 로스엔젤레스를 제외한 모든 남부 카운티가 공화당에 1980년대까지 점령당해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는 다양성이 아닌 지역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었으므로 진보냐 보수냐를 말하기가 어려운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부터 이게 슬슬 이념갈등으로 넘어가더니, 해안-도시지역은 민주당, 그리고 지방도시나 농촌지방은 공화당으로 양분되기 시작했죠. 문제는 여기 농촌은 자영농이 아니라 기업농이라 조직력이 더 강해서 오히려 대도시권을 제외한 나머지 농촌이 죄다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도시는 정치에 구애받지 않고 박차를 가하고, 농촌은 오히려 보수적이게 되어 버린거죠. 한인 이민자의 경우에는 LA의 자유적인 모습과 미국 대학들의 리버럴함을 보고 캘리포니아를 진보적이라고 말하겠지만, 사실 조금만 지방으로 내려가도 공화당의 냄새가 풀풀 풍기는 정치 선전 문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고속도로에서도..)


또한 한국인들을 필두로 하는 보수적인 이민자들의 유입은 캘리포니아의 진보세력의 앞날을 상당히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오렌지 카운티의 경우, 베트남인이 12%, 그리고 30%에 육박하는 한국인이 살고 있으며, 45%만이 집에서 영어를 사용할 정도로 다양성이 있는 지역입니다. 10.3%의 주민들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고 (미국 평균 13.6%) 전 캘리포니아에서 세번째로 많은 빈민을 가진 카운티(한국으로치면 "도")입니다. 



            공화당                민주당

2014 55.6% 344,817 44.4% 275,707

2010 56.8% 499,878 37.4% 328,663

2006 69.7% 507,413 25.5% 185,388

2003 63.5% 493,850 16.8% 130,808

2002 57.5% 368,152 34.7% 222,149

1998 52.1% 370,736 44.7% 318,198

1994 67.7% 516,811 27.7% 211,132

1990 63.7% 425,025 31.3% 208,886

1986 71.9% 468,092 26.5% 172,782

1982 61.4% 422,878 36.7% 252,572

1978 44.2% 272,076 48.7% 299,577

1974 56.9% 297,870 40.6% 212,638

1970 66.9% 308,982 31.5% 145,420

1966 72.2% 293,413 27.9% 113,275

1962 59.4% 169,962 39.2% 112,152


한국인과 아시아 이민의 정점인 오렌지 카운티의 경이로운 선거 기록입니다.민주당이 이긴 선거가 1978년 선거밖에 없군요. 


3. 전혀 다른 "계급배반" 및 "이념배반" 중도층


리버럴들이 판칠것 같은 캘리포니아에서도 중도층이 존재합니다. 윗 문단에서도 말했지만, 이념적 중도층이 거의 없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계가 명확한 판국에서도, 캘리포니아는 전혀 다른 형식의 중도층이 존재합니다. 위에서 말한 계급배반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다른 하나는 자신의 이념을 배반하는 중도층입니다. 


 

 


  • 붉은색으로 칠해진 그림들은 공화당 지지자라 답하면서, 자신이 "리버럴"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를 말하는 것이고
  • 푸른색으로 칠해진 그림은, 자신이 민주당 지지자라 답하면서 자신이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를 말하는 것입니다.

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공화당이 어느정도 10%대에서 안정적인 반면에, 자신이 민주당 지지자라면서 보수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많다는 것을 볼수 있습니다. 특히 대도시에 경제가 호구잡힌 San Barnadino 카운티는 자신이 민주당 지지자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면서 자신이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죠


민주당에 충성하는 사람들은 주로 해안이나 도시권에 가득한 상황인데, 지방은 민주당이긴해도 보수당에 언제든지 투표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 카운티들이 인구비례로 짜여진 것임을 감안했을 때, 8개의 주지사급 임원들 중 몇개가 공화당에게 점령되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닙니다. (예를들면 교육감은 계속 뺏기고 있죠)*



이 그림은 중도층이라 답한 사람중에서 어느 당에 투표했는지를 알려주는 도표입니다.


대체적으로 민주당에 기울어 있습니다. 덕분에 2008년에는 주의회와 모든 8개의 정부부서들을 민주당이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 전에는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 뺏고 뺏기는 혼란의 양상을 띄고 있었습니다. (특히 주지사 선거에서는 더..)


캘리포니아는 이념의 대립이 서로 극단적이고 중도층이 적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중간층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캘리포니아의 정치를 더 재밌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