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국제관계와 정부체제

서구 사회와 미국을 제국주의라 매도할 수 있는가?

첼린저스 2016. 6. 8. 18:12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병인양요부터 신미양요, 그리고 소련의 사주를 받은 북한의 내란소요와 이후 미군의 주둔, 급격한 서구화에 대한 반발이 존재하였고 또한 우리의 이웃인 중국(청나라)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대부분이 서구 열강에게, 19세기와 20세기 초까지 식민지로서 수탈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또한 1990년대 이후, 미국이 유일무이한 초강대국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경제와 국제화를 앞세운 미국의 헤게모니에 대한 반발과 더불어, 남북 화해모드가 조성되고, 미국과 서구 사회에 대한 혐오가 자리잡기 시작한 것 같다. 요즘들어 드는 생각이지만, 운동권과 소위 진보세력이 서구 사회를 배격하는 민족주의적 입장에 서게 된다면, 이는 진보세력의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최근, 6월 11일 열리는 ‘퀴어퍼레이드’의 주최 단체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노동자연대의 ‘퀴어퍼레이드’ 부스 선정을 취소했다고 5월 24일 오후에 일방 공지했다. 이유는 바로 강남역 사건을 자본주의 탓으로 몰아가는 전형적인 맨스플레인형 게시글이었다. 요약하자면 강남역 사건은 여성혐오가 아닌 본질적 문제가 자본주의의 있다는 것. 특유의 자본주의 탓이었다. 


이 노동자연대를 예시삼아 몇가지 논점을 문제삼아 보려고 한다. 


성 소수자를 억압하는 제국주의 국가?


우리는 노동자연대의 게시글을 보며 솔직히 황당했다. 해당 게시글 "여성차별,흉악범죄,자본주의" 라는 기사에서 펼쳐진 논리는 그렇다치더라도,가장 가관이었던 것은 이들이 저 기사를 쓰고 퀴어 축제에서 배제당하자 성명문이랍시고 내놓은 것에 나온 한 문장이었다.


노동자연대처럼 성소수자 해방운동의 일부인 마르크스주의 단체의 부스는 배제하면서도, 성소수자를 억압하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제국주의 국가의 대사관 부스는 선정하는 이중잣대에 대해서도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사회주의 국가중 어떤 국가가 성 소수자에게 친화적인가? 러시아는 총대주교가 직접적으로 혐오발언을 하며, 길가는 게이 패가지고 피 흘리는 사진이 뉴스로 막 뜨는 나라이며, 대통령과 의회가 성 소수자에 반대하는 법안을 내는 나라이다... 그럼 러시아와 소련은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란 말인가? 제국주의가 아닌 국가들(제 3국이라던지) 


또한 전 세계의 국가 중에서 서구 국가들보다 성 소수자를 제도적으로, 실질적으로 더 보호해주는 국가가 있는지 말이다. 서구 사회는 소수자와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수없이 투쟁해왔다. 여성 운동이 어디에서 활발햇으며, 오늘날 어디에서 성 소수자 운동이 활발한가? 




이 기사는 이들이 현실에 대한 무지의 극치를 그대로 보여주는 기사다. 먼저 이들의 나이브함을 보자


물론 중국이 특별히 호전적인 태세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은 당분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평화로운 주변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중국 정부는 2011년에 발표한 《중국 평화발전 백서》를 통해서 ‘평화발전론’을 재차 강조했다. 서구의 역사적 경험과 달리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평화적 부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상교통로 확보를 위한 것일지라도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 해군이 군사 활동을 확장하는 것은 주변국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제목에 링크된 기사에는 정작 미국의 활동에는 온갖 제국주의적 활동이라 매도하면서, 독재국가인 중국의 발표는 평화를 위한 발걸음이라는 이중 잣대를 보여준다. 우리는 먼저 의도 이전에, 양국의 정치를 논해보고 싶다. 먼저 미국이라는 나라는 의회제 국가로서, 적어도 한 정책을 검토한다면, 여기에 수많은 비판과 비평을 하는 시민 사회가 존재한다. 물론, 저 노동자연대처럼 미국이 아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이 미국에도 수없이 많다. 심지어 공화당의 론 폴을 필두로한 리버테리안 같은 사람들은 미국의 고립주의를 주장한다. 미국의 정책은 정부 구성원들이 입을 맟추기도 힘들고 3권이 정확하게 분리되어 있어 이들 기관끼리 정보를 공유하기도 힘들다.




(심지어 미국 정부, 중국정부중에 더 자기 나라의 법을 잘 지키는지 생각해보자.)



중국은 어떤가? 중국이 평화를 외친다고 해서, 그 정치제도가 감시되는 것도 아니며, 이 정책이 실현되지 않아도 이에 대해 맞서고 감시할 시민사회가 없다. 또한 권력의 분립이 유명무실하기에 수뇌부가 서로 입을 맟추기가 가능한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문혁시절부터 그래왔으며, 도양강회, 대국굴기같은 사자성어로 입을 맟추고 국가의 본심과 전략을 숨기는 일을 해왔다. 결정적으로, 중국이 전쟁을 외친다고 해도, 이를 막을 시민이 없다. 상황이 이런데 미국의 정책의 신뢰성과 중국의 정책의 신뢰성을 동등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중국은 국가급으로도 거짓말을 자아낼수 있는 국가다.  아래에 설명하겠지만 미국은 자신의 정책을 정부 수립 이후부터 이행해 왔다. 


"한국 지배계급은 미국의 충실한 동맹이 됨으로써 정치 · 경제 · 군사적 이득을 얻고 국제적 지위를 높이려 해 왔다."


하다못해, 이들은 한국의 정치층이 미국의 개라는 것을 저런 식으로 표기해왔다. 국제적 지위는 단순히 미국의 앞잡이라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앞잡이인 제 3국 독재자들은 수없이 많으며, 대한민국은 자주적으로 발전해왔고, 미국과 전략적 이익이 비슷하며, 미국의 국제적 헤게모니에 동의하기 때문에 미국의 동맹국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왜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이 평화국가라고 주장함에도, 왜 제국주의 국가인 미국에게 붙는가? 그건 너무 단순하다. 미국은 일본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 동맹국들과 공존하는 것을 택하고, 자주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을 약속했고, 이 약속을 세계 2차대전 직후부터 별 문제없이 지키고 있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반응에서 드러난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하여, 야당 대표와 회담을 가지는 등의 내정간섭에 준하는 행동을 했으며, 연일 협박과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의 AIIB와 전승절 참석을 두고 미국은 적어도 외교적 수사로서 한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했으며, 최소한의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려는 마인드를 보였다. 


한국은 단순히 알랑한 이익 때문에, 단순히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지지하기 때문에 미국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미국과 서구 국가들이 인권과, 소수자 보호, 자유등의 기치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집중제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에 맞서 전략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중국이 독재국가이고, 우리나라의 자유를 위협하는 한, 통일 여부와 관계 없이, 한국이 서방 국가의 일원을 자처해야 하는 이유이다. 안보면에서는 미국은 자신이 유일무이한 패권 체제 아래에서도 충분히 국가간의 관계중 힘의 남용에 관해서 자제력을 보여주었지만, 중국은 그게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확장과 그것을 지원함으로써 국제적 지위를 높이려는 아시아 각국 정부의 노력에 일절 반대해야 한다. 


오해할까봐 말하지만 이 이후에 이 사람들은 그래도 대놓고 중국을 옹호하고 싶진 않았던지, 중국이 제국주의 국가가 틀림없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넘어가주셨다. 그러나 이 글의 진정한 문제점은 미국과 중국의 대결을 패권과 패권의 대결로 보는 착각에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단순히 패권과 패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중국을 대놓고 적대하는 것은 우리한테는 자살 행위일수는 있으나, 그렇다고 중립에 서도 모든게 잘 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패권과 패권의 문제라면 중립이 옳을것도 같지만, 그 이전에 선과 악이 "아직까진" 너무 분명한 문제다.


다시 정리해보면 중국은 정치면에서도 독재국가이기 때문에, 국가급으로도 거짓말을 자아낼 수 있으며, 지금까지 이를 자아내었고, 중국의 평화주의적 시도는 그닥 믿을 것이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며, 중국은 지금도 양면전술을 펴고 있다. 당장 남사군도 문제와 대만 문제에 대한 단호함과 한국에 대한 유화정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두번째로는 미국은 자신의 정책을 자유와, 민주주의에 맟춤으로서, 제국주의가 아닌 국가들의 자연적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중국의 제국주의적 팽창과 힘의 남용에 두려워진 국가들과 함께 협력하고 공존하는 전략을 세운다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다. 이는 공산권에 맞서던 시절에 대한민국과 일본으로서는 국가 건국 이후부터 지켜진 원칙이며, 오늘날엔 공산권이 아니라 중국에 맞선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미국은 한국의 민주화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동맹국과 대립을 각오하면서도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박정희 면전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운운했던 시대와 한미동맹을 빌미로 전두환의 시위진압을 봉쇄한 역사와, 미국이 오늘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에 가하는 정치개혁 압박을 보라. 


중국은 어떤가,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미얀마 군부독재를 지원하고, 라오스를 지원하고, 북한을 지지하고, 심지어 대만에서 국민당의 장기집권과 일국양제인 홍콩에서 정치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 만약 한국이 중국의 영향력 하에 있었다가 이를 벗어나려 하면 아마 중국이 대만과 홍콩에게 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정치에 간섭하고 특정 세력의 집권을 보장해 주지 않을꺼라는 보장 있는가? 


사실 미국은 저 글에서 말하는 것과 다르게 현재 불환전하더라도 상호 협력과 호혜평등에 기초한 국제 체제를 다시 특정 강대국이나 지역 강국에게 일정 부분 복속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보이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 현 질서는 미국만의 질서가 아닌 미국과 자유를 지지하는 국가들의 협력 아래 만들어진 체제인데, 중국이 자기 맘대로 제국주의적인 영역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우리가 주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태평양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지원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있으며, 이는 미국이 내세우는 기치인 상호평등,자유와 민주주의에 의해 다져지고 있다. 중국이 진정한 평화국가로 변하지 않는한, 아마 아시아 각 국 정부는 미국을 어쩔 수 없이 지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