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국제관계와 정부체제

멜로스의 대화가 말해주는 한국의 대미, 대중외교.

첼린저스 2016. 9. 12. 11:53

멜로스의 대화는 국제정치학에서 이야기하는 국제관계의 현실주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이다.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델로스 동맹을 위시한 아테네는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시원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많은 정치적 긴장감과 동맹들의 이탈등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었다. 고로 아테네는 자신의 영역권 안에 들어가 있으면서,스파르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중립국" 멜로스를 손봐주기로 한다. 


멜로스인: 우리는 조용히 합리적으로 대화하자는 당신의 제안에 어떤 이의도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기에는, 귀측의 군사배치가 너무 앞서간 것 같군요. 우리가 보기에 여러분은 마치 여러분 자신의 대의를 위한 재판관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굴복하기를 거절한다면, 이 협상으로부터 기대되는 모든 것이 전쟁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테네인: 눈앞의 사실로부터 조국의 안전에 대해 논하기 보다 장래에 대한 예감 또는 다른 어떤 것에 대한 이유를 내세운다면, 우리는 회담을 그만둘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회담이 지속되겠지요.


멜로스인: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생각과 말을 늘어놓는 것은 당연하고 용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말했듯이, 회담주제가 조국의 안전에 관한 것이므로 당신이 제안한 방식대로 진행할 것을 받아들입니다.  

 

아테네인: 우리는 페르시아를 무찔렀기 때문에 우리의 제국이 정의를 가졌다거나 당신들이 우리에게 잘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당신을 공격한다는 가식적인 태도로 여러분을 곤란에 빠뜨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믿지 않을 것들에 대한 장황한 연설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에 여러분도 스파르타의 식민지였지만 스파르타 측에 참여하지 않았다거나, 해를 끼친 일이 없다는 말로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길 바랍니다. 그것보다는 우리가 처한 현실 정서를 염두에 두고 실현 가능한 것을 목표로 두길 원합니다.. 여러분도 우리만큼 잘 알겠지만, 세상이 지속되는 한 정의는 오직 힘이 대등한 관계에서의 문제입니다. 강자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약자는 그들이 받아야 될 것을 받는 것입니다.

 

멜로스인: 어쨌든 우리의 관점에서는 (여러분이 정의를 무시하고 오직 이익만을 고려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당신이 우리의 보편적인 선, 즉 위험에 빠진 사람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심지어 통용된다면 타당성이 좀 떨어지는 주장에 의한 이익까지도 내세울 수 있는 특권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합당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당신도 이 속에서 많은 이익을 취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제국이 추락할 때, 처절한 보복과 함께 세계에 그 본보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테네인: 결국 그렇게 되더라도, 제국의 종말이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스파트타 같은 경쟁제국에(스파르타가 우리의 진정한 적수였을지라도) 패하는 것은 그렇게 두렵지 않습니다. 진정 두려운 것은 피지배자가 그들의 지배자들을 공격하고 압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위험도 우리는 기꺼이 받아들 용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제국의 이익을 위해 회담에 참석했으며, 당신 나라의 존속을 위해 우리가 말해야 할 것을 말할 것입니다. 당신은 우리가 불편 없이 귀국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점을 알게 될 것입니다.

멜로스인: 어떻게 지배당하는 것이 지배하는 것만큼 좋을 수가 있습니까?


아테네인: 여러분은 항복함으로써 재앙으로부터 구제되고, 우리는 여러분을 파괴하지 않음으로써 이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멜로스인: 그렇다면, 여러분은 우리가 적 대신 당신의 친구로, 하지만 어느 한편의 동맹국이 아닌 중립상태로 놓이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까?


아테네인: 동의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적개심은 우리에게 그렇게 큰 피해를 주지 못하지만, 당신의 호의는 우리의 식민지들에게 우리가 유약하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증오는 바로 우리가 강력하다는 증거물입니다.


멜로스인: 식민지 주민 및 진압된 반란자들과 같은 카테고리에 무관한 이들을 포함시키는 것에 당신의 피지배자들이 공정하다고 생각할까요?

아테네인: 정의에 관해서는 비슷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독립을 유지하는 이들은 그들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고, 우리가 그들을 공격하지 않으면 우리가 두려워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당신을 굴복시킴으로써, 우리는 제국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제국의 안전을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섬 사람이며, 무엇보다도 다른 곳보다 약한 섬사람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여러분이 성가신 해양세력으로 부상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멜로스인: 우리가 제시하는 정책에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정의에 대해 논하는 것을 금지하고 당신의 이익에 순종할 것을 말하므로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설명하고 당신에게 정의와 이익이 일치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겠습니다. 모든 중립국들을 적으로 만들 것입니까? 여기서 벌이지고 있는 일들을 그들은 지켜보며 여러분이 곧 그들을 공격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이것은 기존의 적들을 더욱 강대하게 만들고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던 국가들조차 적국이 되도록 몰고 갈 것입니다.

 

아테네인: 대륙국가들은 대체로 우리에게 거의 위협이 되지 못합니다. 그들이 누리는 자유가 우리에 대해 경계하는 것을 장기간 막아줄 것입니다. 대륙국가들보다는 여러분 같이 제국의 밖에 놓인 섬주민들과 영리한 피지배인들이 훨씬 위협적입니다. 이들은 무모한 행동을 취해 그들 자신과 우리를 명백한 위험 속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멜로스인: 여러분은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분의 속국들은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렇게 위험을 무릅쓴다면, 아직 자유를 누리는 우리가 항복하기에 앞서 온갖 시도들을 하지 않는 것은 야비하고 비겁한 일임에 틀림이 없겠군요.


아테네인: 당신은 그렇게 사려 깊지 못하군요. 여러분은 지금 동등한 상대와 싸워 부상으로 명예를 벌칙으로 수치를 주는 시합에 참가한 것이 아닙니다. 이건 생존의 문제로 압도적으로 강자에게는 대항하지 말아야 합니다.


멜로스인: 하지만 때때로 무운은 군사력 불균형보다는 공정한지에 더 달려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항복은 우리를 절망 속에 빠뜨리지만, 행동하는 동안에 우리는 여전히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테네인: 희망이 위기 속에서 위안이 되길…… 풍부한 자원을 가진 이들이 희망에 빠져든다면 손실은 있어도 파멸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판의 도박에 모든 것을 건 이들은 망한 뒤에야 희망의 진실된 모습을 보게 되지요. 희망의 본성은 사치입니다. 희망이 무엇인지 알고 경계할 때는 이미 빈털터리가 된 상태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미약하고 급박한 형세에 놓여 있으므로, 그 같은 처지에 자신을 빠뜨리지 말길 바랍니다. 눈에 보이던 희망들이 물거품으로 변할 때, 인간적인 수단으로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데도 야만인처럼 희망을 속삭여 파멸로 이끄는 온갖 발명품들(보이지 않는 것들, 예언 및 신탁)에 의지하지는 말길 바랍니다.  

 

멜로스인: 조건이 동등하지 않는 한, 당신만큼 우리도 귀국의 힘과 행운에 맞서 싸우는 것이 힘들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불의에 대항해 싸우는 편에 있으므로 신이 여러분 못지않은 행운을 우리에게 베풀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부족한 힘은 스파르타와의 동맹으로 채워질 것입니다. 그들은 다른 이유보다 명예를 위해 그리고 우리가 그들의 혈족이므로 도우러 올 것입니다. 우리의 자신감은 완전히 비이성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아테네인: 신들의 호의에 관한 한, 우리도 당신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주장과 행위는 신들에 대한 인간의 믿음과 인간 사이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신에 대한 우리의 믿음과 인간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의하면, 무엇이든 가능한 것을 지배하는 것이 자연의 필연적 법칙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만든 것도 아니고, 만들어진 후에 우리가 최초로 그에 따라 행동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존재한 상태에서 이것을 발견했으며 우리 이후에도 이것이 영원하도록 남겨둘 것입니다. 우리는 이 법칙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며 우리와 동등한 힘을 가졌다면 여러분을 포함한 모든 이들도 우리와 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따라서 신에 관한 한, 우리가 불리한 편에 있다고 두려워할 이유도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스파르타가 명예를 지키기 위해 달려올 것이라는 생각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순진함에 축복을 보내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어리석음을 부러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스파르타인은 자신의 이익과 지배원리가 위태로울 때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타인에 대해서는 태도는 불명확합니다. 간단히 말해 스파르타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 가운데 명예롭다거나 정의롭다고 믿기에 가장 의심스러운 자들입니다. 그런 사고방식은 여러분이 지금 직면한 안전보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멜로스인: 스파르타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는 점이 바로 우리가 확실히 믿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이익 때문에라도 그들의 식민지인 멜로스인들을 배신하지 못할 것입니다. 배신을 하면 헬라스의 친구들의 신뢰를 잃고 적들을 도와주게 될 테니까요.

 

아테네인: 여러분은 이익은 안전과 함께 하지만 정의와 명예는 위험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군요. 일반적으로 스파르타인은 위험을 최대한 회피하려고 합니다. 

 

멜로스인: 그러나 우리를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펠로폰네소스 가까이 있어 그들이 행동하기 더 쉽고, 혈족이라 스파르타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더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아테네인: 동맹국간의 신뢰는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에 대한 선의가 아니라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압도적인 힘에 근거합니다. 무엇보다도 스파르타는 이 점을 특히 중요시합니다. 스파르타는 자신의 역량을 불신해 이웃을 공격할 때조차 수많은 동맹국들을 데려가지요. 우리가 제해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스파르타가 섬으로 건너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멜로스인: 그렇다면 그들은 다른 이들을 보내줄 것입니다. 크레테 해는 넓어서 빠져나가는 자들 잡기보다 들어오는 원군을 통제하는 것이 더 힘들 것입니다. 스파르카가 이를 실패하더라도 블라시다스(스파르타 군인)가 여러분의 동맹국과 여러분의 영토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다른 나라에서가 아닌 당신의 조국과 동맹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 것입니다.

 

아테네: 당신의 발언은 다른 이들처럼 어설프군요. 아테네는 결코 두려움에 겁을 집어먹어 포위작전에서 물러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여러분이 당신의 조국 안전문제에 대해 회담하면서 이런 모든 대화 속에서 나라를 구할 것으로 생각되고 믿어질 말을 한번도 언급하지 않은 사실에 우리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가장 큰 논거는 희망과 미래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여러분의 현실적 역량은 대치한 세력과 비교해 너무 빈약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회담장을 떠난 이후 더 현명한 조언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매우 어리석은 결론이 내려질 듯합니다. 위험과 수치 속에서 불명예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힌 것은 아니겠지요. 너무 명백한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가져옵니다. 


현실적 위험을 명백히 직시하고도 불명예라는 현혹스러운 말에 이끌려 절망적인 재난을 맞게 된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수치는 불운의 결과보다 실수의 대가이기 때문에 더욱 불명예스러운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국가존속 대가로 조공국으로 남는 것과 같은 관대한 제안(즉)을 하는 헬라스의 가장 거대한 도시인 아테네에 여러분이 항복하는 것이 결코 불명예가 아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전쟁과 안보의 기로에서 나쁜 쪽을 선택할 만큼 어리석지 않을 것입니다. 대체로 동등한 자에 대항하고, 우월한 자에 존경을 표하며, 약한 자에게 관대함을 보이는 이들이 성공합니다. 우리가 물러난 이후 이 점을 숙고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논의하고 있는 일은 하나뿐인 여러분의 조국에 대한 문제이며, 조국의 존망이 이번 한번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심하길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고 아테네인들이 회의장을 떠난 이후 멜로스인들은 “아테네인들이여, 우리의 결정은 처음과 똑같습니다. 우리는 이 도시에서 700년간 누려온 자유를 한순간에 박탈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를 보호한 신의 호의와 스파르타인들의 도움을 믿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노력해서 우리 자신을 구할 것입니다. 우리를 당신의 친구로, 중립국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조약을 맺은 후 여기서 떠나길 요청합니다.”

 

이에 아테네인들은 “우리가 보기에는, 당신은 열망에 기대어 다가오는 미래사에 대해, 눈앞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더 확신을 두는 듯합니다. 여러분은 단지 그렇게 되길 바라기 때문에 불확실한 것을 현실로 보는 듯합니다. 여러분은 스파르타, 신의 호의, 희망 이 세 가지에 철저히 기만을 당할 것입니다.”  

출처: Thucydides, The Peloponnesian War “The Melian Dialogue”







(1) 한국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미국에게 어필하여야 한다. 


첫번째는 스파르타는 멜로스의 파멸을 방관했다. 


한마디로 멜로스는 스파르타계가 세운 도시국가였는데도 불구하고, 스파르타 입장에서는 멜로스가 도와주어도 그만, 안 도와줘도 그만인 도시였던 것이다. 게다가 중립국인 멜로스를 도와 굳이 아테네와 전쟁을 할 필요가 없어서다. 


이것은 현재 한국 일부 세력의 우려와 어느정도 일치한다. 중국의 실질적인 위협으로부터 미국이 우리나라를 지켜주겠냐는 게 그들의 우려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을 무조건 신뢰하지만, 중국으로부터의 미국의 보호는, 한국이 일본과 함께 대 중국 전략의 중심축으로 작용할 경우이다. 한반도는 현재 미국과 중국 자유세력과 비자유세력이 부딫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는 미국이던 중국이던 포기할수 없는 전략상의 요충지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미국을 중국으로부터 국가의 유지를 지킬 수단으로 끌어들이고, 한국이 미국으로 하여금 반드시 필요한 위치임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즉 한국은 어느정도 미국의 태평양 전략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한일관계는 이해되어야 한다. 


한편 미국은 한국에게도 한일 관계를 개선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었다. 사실 한국에게 있어서 일본은 그닥 전략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본과 거리를 둘 수도 없는 것이, 중국이라는 거대 위협을 앞에 두고 마냥 일본과 적대하는것은, 독일을 앞에두고 프랑스와 영국이 결별 선언을 하는 꼴이다. 게다가 상대는 독일도 아닌, 경제와 군사를 동시에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다. 지금 당장 중국을 자극하는 것보다는 한국이 핵심적인 이익을 수호하며, 국가와 주권 유지에 도움이 되는 선에서만 일본에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한국이 할수 있는 최선은 자위대와 중일 분쟁에 최대한의 중립을 지키고, 일본과의 동맹과 군사적 협력은 철저히 수행함으로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자세를 드러내야 한다. 


(2) 영구 중립국에 대한 허상을 버리는 것이 좋다.


두번째로는, 스파르타와 우호적이면서 아테네 세력권에 있는 "중립국" 멜로스라는 것이다. 


멜로스와 같이, 우리는 일본과 달리 중국의 세력권 안에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멜로스처럼 복종을 강요당할 확률이 높으며, 복종하지 않는 방법은 중국의 팽창전략에 따른 내정 간섭과 주권침해에 대한 반발이 필수다.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중립국에 대한 허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대한민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영구 중립국과 핵무장론을 원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중국으로서는 한국에게 굴종을 강요함으로서 세계에 어느정도 자기 세력권이 있음을 과시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사드문제같은 안보 문제에서 중국에게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중국 공산당 국제문제 전문 기관지 환구시보는 현지시간으로 16일 ‘한국과 중국은 마땅히 서로를 이해하고 절대로 상호 협박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협박’이라고 규정하고 무력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논평에는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하며 “한국이 사드를 배치할 경우 중국은 동북지역에서 강력한 군사 배치로 대응해 한국이 독립성을 잃고 대국 사이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4년, 미국이 동유럽에 MD를 배치한 이후 크림반도 사태가 벌어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전쟁이 발발한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간접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논평에도 “한반도에 전쟁이 전개되는 것을 반대하지만 발생하면 이를 상대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3) 미국의 피를 공짜라고 여기지 않는 것이 좋다. 


세번째는, 멜로스는 스파르타의 지원을 공짜로 여기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도 전략적인 계산을 한다. "멜로스가 스파르타 이주민에 의해서 세워진 도시인데, 그래도 어떻게 그들이 안 도와줄수 있겠느냐" 라는 멜로스의 생각은 현재 한국 우익에게 퍼져있는 막연한 생각이다. 멜로스는 중립국을 표방했으면서도, 스파르티계가 세운 나라라서 아테네가 침공하면 스파르타가 도와줄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따라 중립국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혈연적인 이유와 동맹 때문에 스파르타가 도와주기를 고대했던 멜로스인은 오늘, 대한민국의 영구중립국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재현되고 있다. 


덧붙여, 핵무장론은 바로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과 미사일등에 제약을 거는 대신에, 철저한 보호를 약속하고, 미국이 원하는 범위에서만 움직이도록 설정했다. 한국은 중립국이 아닌이상 이 범위를 지킬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과 미국의 핵우산은 자유라는 이름보단 서로간의 계산으로 인해 도출된 관계이다. 





오늘날 한국은 계약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결국 스스로 한국이 멜로스화를 자처하는 것이다. 


박근혜 행정부의 감각을 실종한 외교적 행보는 전문가들의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물론 집권 1년차 평가에서는 외교 쪽에 후한 점수가 간 게 맞다. 하지만 그것은 당시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의 역사수정주의 도발에 의한 반감 및 거기에 뒤이은 중국의 전략적인 한국 끌어들이기 형세에서, 박근혜 정부가 전임 행정부와 다른 행보를 천명하여 막무가내식으로 외교방향을 돌려서 행한 친중외교 때문이었다. 더욱이 초기 미국도 일본의 그런 도발에 부정적이었다.


특히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중국을 먼저 방문하고, AIIB가입과 동시에 중국의 열병식 참석과 안중근 의사 기념관 공동 설립 등 각종 친중국 행보에 이어, 센가쿠 열도 문제에 침묵한 박근혜 정권은 미국이 단순히 꽁짜로 한국을 도와주는줄 알고 착각하고 있는게 분명한다. 


(4)  중국에게 한국이 종국적인 위협이 아님을 어필해야 한다. 


아테네는, 멜로스를 그 존재만으로도 위협이로 간주하였으며, 군소 세력이라도 자신의 세력권에서 날뛰는것을 용납치 않았다. 


당시는 아테네는 무력으로 멜로스를 짓밟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로서도 중국에게 위협받고 있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중국에게 상당한 위협을 받고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이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위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정 관계를 떠나서 이상하게도 이 문제를 낙관적으로 보는 기류가 팽배해있다. 


마치 중국증시가 폭락하도록 중국정부가 절대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안고 투자하다 막대한 손실을 본 투자자가 연상된다. 합리적 논리와 냉정한 상황인식보다는 그렇게 믿고 싶으므로 그렇게 보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알다시피 중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위치에, 중국의 입김을 받는 위치에 존재하여 있다. 양대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고, 미국의 전력에 1차적으로 협조하고 나머지 부분은 중국과의 협상 대상이 됨을 어필하여야 한다. 


또한 중국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변국과 영토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인도, 키르키스스탄(키르키스스탄에서 영토를 할양해서 끝남), 몽골, 러시아, 일본, 베트남 등등 중국과 해상으로 닿아있는 우리 나라가 중국과 각을 세운다면, 결국 중국으로서는 주변 영토분쟁국가들과의 주도권과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과도 계속 마찰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부인하고 싶어도 우리는 중국 세력권에 들어와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뒤집어보면 우리나라가 자유의 선봉장 같은 이념과 진영논리에 끌려 

미국에게 맹목적으로 붙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중국에게 한국은 "대화가 가능한 나라" 이어야 한다. 


물론 필자 본인은 통일 한국 역시도, 현재에 인권을 지키는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이 중국과 같은 국가보단 명분에서도 위이며, 이익관계와 전략관계가 통함으로 인해, 통일 후의 한미동맹 유지를 역설한 바 있다. 


다만 중국에게도 한국이 "협상 가능한 나라" 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련과의 관계도 함부로 하지 않았던 냉전 시대의 프랑스처럼 말이다. 미국과의 동맹은 진영논리가 아닌 "한국에게 가장 이익되는 계산" 이라는 부분을 어필하여서 한국이 중국의 편을 들어주었을 때에, 어떤 이익을 줄 것인지를 중국과 지속적으로 협상해야 한다. (물론 이것은 미국이 정해준 범위내에서 동아시아 내 미국의 이익에 철저히 협조하였을 때 이야기다) 


동북아시아내 중국의 패권이 미국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면, 한국 손익계산을 하여 중국에게 어느정도 전략적인 양보와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세력 전환을 할 수 있는 것처럼의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 정부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중국과 미국처럼 강하지 않다. 


멜로스의 대화를 교훈삼아, 한국은 자존심이 상하는 한이 있더라도 철저히 손익계산을 하며 행동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아니다. 북한처럼 자존심을 제 1순위로 생각하고 자존심에 치중한 외교를 할 수는 없다. 멜로스의 대화는 힘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자존심을 내세운 외교와 무모한 중립국 정책이 결국 어떠한 결과를 불러오는지 정확하게 증언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멜로스의 대화는 국제정치학에서 사용되는 현실주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이자, 우리나라가 절대적으로 교훈을 얻어야 할 대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