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국제관계와 정부체제

국제정치학의 관점과 이론들 간략히 정리

첼린저스 2016. 10. 27. 09:33



지금까지의 게시글에서는 자유주의와 현실주의의 관점에서 살펴본 주요 논점들을 검토하였지만, 지금부터는 각 이론들의 간략한 정리와 지금까지 썼던 글들을 기반으로 간략하게 정리한다. 


구성주의(Constructivism)


구성주의는 현재 국제정치학계에서 가장 핫한(?) 분야의 한 곳으로, 한 줄로 요약해 말하자면 하나의 국가권력이 다른 국가 권력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국익을 챙기느냐에 대한 것이다. 


1980년대의 국가를 대상으로 국가의 행동을 힘이나 경제적인 이익에 기초한 합리적인 행동으로 보고 또한 그것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에 반발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국익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은 언제나 바뀌고, 단순히 국익만을 보고 국가가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학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실주의에서 국익이란 험난한 세상에서 국가가 경쟁을 이겨내고 생존하는 데 필요한 힘(상대적 힘/이익)이다. 그리고 자유주의에서는 돈(절대적 힘/이익)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구성주의에서는 국익이라는 것이 사회규범, 규칙, 문화, 정체성과 같은 주관적이고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변화하고 구성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구성주의적인 요소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존재한다. 성능이 좋고 값싼 중국산 MP3와 Ipod가 있는데, 여러분은 중국산보다는 여러분의 친구들 중에서 쿨하다고 여겨지고, 주변에서 그걸 가진 사람들이 자랑하고 다니던(그래서 사고싶었던 것이다) Ipod를 사게 된 것이다. 게다가 중국산이 평판이 안 좋고, 사양을 속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하기도 했을 것이다. 구성주의는 이런 논리가 국제관계에서 적용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더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다. 왜 미국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을 진심으로 우려할까? 왜 영국이 핵을 개발하고 프랑스가 핵을 개발하는 것에는 북한과 같이 우려하지 않았을까? 현실주의에 의해서라면 반드시 북한이던 영국이던 프랑스이던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예상하거나, 영국이 미국이 어쩔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또는 북한의 핵이 더 위협적으로 보여서를 예로 들겠지만, 구성주의학자들에 따르면 정작 바로 미국과 서구 사회의 유대 관계가 이들 국가의 심리에 영향을 끼였다는 것이다. 즉 영국은 미국과 역사와 비슷한 국민감정을 공유하고, 나치에 같이 맞서 싸웠던 전례가 있던 만큼, 영국과 프랑스의 핵개발 문제에 있어서 어느정도 유화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들은 국가가 간주하는 "위협"마저도 언제나 유동적인것이라고 주장한다. 


200년전엔 해적이 공포의 대상으로서 간주되었고, 지금으로부터 250년전에 미국은 리비아에 해군을 보내어 해적을 소탕하기까지 했던 역사가 있다. 이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해적을 원피스, 캐리비안의 해적, 바이킹같은 놀이기구들을 통해 친근한 캐릭터라고 느낀다. 만약 200년전의 사람들이 이를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해적하면 생각나는거..

이렇게 생각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 200년 후에 우리 후손들이 디즈니 극장이 만들어낸 "페르시아 만의 테러리스트" 라는 영화를 보고 있다던지...


바로 국가가 생각하는 위협이라는 개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은 해적이 더이상 현재 국가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아서 그렇다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잇겠지만, 지금도 소말리아 인근 해역과 수많은 공해에서는 해적들이 판치며, 심지어 우리나라도 이들에게 당한 전례가 잇다. 아직도 세계의 몇몇 지역은 해적에게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해적이 현대 국가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심지어 옛날 전면전, 암살에 비하면 그나마 사상자가 덜 발생하는 테러리즘이 우리에게 공포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즉 이렇게 사회의 일반적인 관념이 바뀌는 것이다. 해적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같은 위협으로 다가오지만, 지금 해적의 이미지는 오히려 친근한 반면에 옛날에는 공포의 대상이었다는 것. 즉 구성주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식과 통상적인 전통, 분위기등이 외교정책과 국제정세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다. 오스만제국의 학살로부터 기독교 국가의 보호를 받은 기독교도들과 기독교 토후국들, 그리고 아무런 보호도 못 받은체 방관당한 비 기독교 토후국들, 이들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있어 구성주의는 풍부한 관점들을 우리에게 소개시켜 주고 있다. 


구성주의에 대해서는 추후 더 설명할 의향이 있다. 역시 한 맥락에서 정리하기에는 힘든 개념이다. 


후기근대주의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은 너무나 광범위한 사상이라 이 글에서 모든 맥락을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국제정치적인 맥락에서 설명하자면, 후기근대주의는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그리고 구성주의로 대표되는 사상들의 기초를 부정하는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재정의나 해체라는 개념을 통하여, 국가라는 개념을 부정하고 있다. 이들이 국가를 부정하는 대표적인 예로, 소비에트 연방을 예로 들 수 있다. 소비에트 연방은 현실주의던 자유주의던 구성주의던 하나의 국가라는 개념으로 정의되었는데,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를 부정하면서 1991년 소련이 멸망했을때 수많은 민족 구성체와, 국가들이 떨어져나간 것을 보며, 국가라는 것은 하나의 개념이 아닌 개인과, 집단, 민족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된 무언가라는 것을 설명했다. 


즉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렇게 개인과 집단과 민족을 비롯한 수많은 요소로 나뉘어져 있는 것을 국가라고 뭉뚱그려서, 그 국가가 원하는 것을 "국익"이라 주장하고, 국제사회에서 국가가 중심이 되어 국익을 목표로만 행동한다는 현실주의를 다분히 까는 편이다. 즉 국가는 실재하지 않으니 국익도 없는 개념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마르크스주의(Marxism)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받은 사상은 구조주의 (구성주의와는 다르다)라고 볼 수 있다. 마르크스의 비판점이라면 그가 지나치게 경제결정론적인 입장으로 미래를 바라본 데 있었다. 


마르크스주의는 국제정치를 이용할때 지구의 남북격차를 이해하는 대로, 탄압받는 국가와 탄압하는 국가로 나누어 생각하여, 계급투쟁적인 시각으로 이해하였다. 마르크스는 사회의 전체적인 부가 노동자로부터 존재하며, 그 부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계급 투쟁을 통해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르크스주의는 추후 레닌주의나 트로츠키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레닌주의는 19세기에 유행한 제국주의의 물결을 계급 투쟁적인 시각으로 이해하였고,그로 인해 "민족자결주의"를 선언하게 되었다. 그 이후 윌슨 대통령도 민족자결주의를 선언하게 되면서 국제정치는 레닌주의의 영향을 어느정도 받았다고 볼수도 있다. 


(소련의 수장, 블라디미르 레닌)


다만 모든 마르크스주의가 레닌주의와 그 후속작인 스탈린주의의 영향을 받은것은 아니다. 트로츠키주의자들은 단순히 소련이나 민족이라는 구분아래 각자의 사회주의를 구현하는 것보단, 공동체적이고 하나의 사회주의 국가를 원했다. 이러한 마르크스주의 사상의 흐름을 "트로츠키주의"라고 한다.  


막시즘은 본인이 좋아하는 사상도 아니고, 썼다면 까는 글이 될 테니까 가능하면 안 쓰고 싶다. 이미 죽은 이론 잡고 뭐 하는 짓인가 생각이 들것 같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운동권 약쟁이들이 쓴 막시즘 글들이 존재할 것이니 그거를 읽는 것이 좋다. 


평화학(Peace Studies)


평화학은 이러한 이념의 대두보다는, 결과론적인 입장을 취한다. 즉 국가와 국가와의 관계를 따지기보다는 그 하부 사회의 관계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전쟁의 원인은 국가에게 있다기보다는 경제적 불평등, 문화전쟁, 성평등에 있다는 입장이다. 


평화학은 국가와 국가를 이루는 수많은 단체들이 서로 교류하며 쌓는 신뢰를 중요시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전쟁이 단순히 인간의 본능이 아닌, 군대를 찬양하고 전투적인 문화를 찬양하는 TV표현물이나, 잡지들의 선전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마징가 z, 마이트가인, 은하행성대전 등등의 전투적인 영화라던가..) 이들의 경향은 주로 군산복합체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들며 국가 경제를 이들이 장악하기 때문에 평화에 방해가 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긍정적 평화 (Positive peace)를 중시하는데, 냉전이나 Pax romana처럼 압도적인 군사력이나 휴전에 의해 생긴 평화가 아닌, 실제로 문제가 풀려서 서로간의 화해를 이끌어내는것을 중시한다. 이들은 이상주의적인 면모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세계정부를 주장한다거나, 이들이 존경하는 간디처럼 각종 비폭력  평화운동을 주도한다거나 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