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담론/음모론(Conspiracy)

교황이 사탄의 기도문을 올렸다는 루머의 진실을 까보다.

첼린저스 2014. 8. 22. 16:46

Easter Proclamation (Exsultet)

부활을 선포하는 찬송 (용약하라) 中 에서 



Flammas eius lúcifer matutínus invéniat

루시퍼가 이 불꽃이 타오르는 것을 알게하소서 


ille, inquam, lúcifer, qui nescit occásum.

결코 지는 것을 모르는 루시퍼시여


Christus Fílius tuus,

그리스도는 당신(루시퍼)의 아들,


qui, regréssus ab ínferis

그는 죽음으로부터 돌아와,


humáno géneri serénus illúxit

인류에게 평화로운 빛을 비추었고,


et vivit et regnat in sæcula sæculórum.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Amen.

아멘 


모든 사건의 전말은 이 어이없는 기도문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즉 교황이 미사에서 루시퍼를 찬양했다는 미사를 봉헌했다는 루머입니다. 여기서 이들의 무식의 극치가 들어납니다. 문제는 자기 멋대로 라틴어를 해석했다는 거죠. 저 루키페르(lucifer)라는 단어는 사탄을 뜻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를 뜻하기도 하며, 또 "새벽별, 계명성"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천주교가 저런 공식적인 번역을 내놓고 있는데, 미사를 드릴때 루시퍼에게 드리겠습니까. 설사 그 뜻이 루시퍼라고 가정해도, 그걸 드리는 신도들이 단체로 미친게 아닌이상 루시퍼에게 미사를 드릴리가 없죠.


이 문제의 기도문이 바티칸 쪽에서 나오는 공식 번역으로는 이렇게 나와있습니다.


Easter Proclamation (Exsultet)

부활을 선포하는 찬송 (용약하라) 中 에서 


May the morning star find his flames,

That Lucifer who knows no setting, your son Christ,

who, once he returned from hell, shone serenely upon the human race,

and lives and rules unto perpetuity."


Flammas eius lúcifer matutínus invéniat ille, inquam,

lúcifer, qui nescit occásum.Christus Fílius tuus,qui,

regréssus ab ínferis humáno géneri serénus illúxit

,et vivit et regnat in sæcula sæculórum.


샛별이여, 이 불꽃을 받아들이소서

절대 패배하지 않는 샛별이며, 무덤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인류를 밝게 해주시는 불빛이요.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계시이며 다스리시나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그물이 왜 그럴 듯 한지 알려드리죠. 우선 헬라어로 예수님을 뜻하는 새벽별은 "아스테르"라고 합니다. 이 뜻은 어둔 새벽 속에서 빛나고 있는 존재라는 단어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그리고 이사야서에서 사탄을 가리키는 "아침의 아들 계명성"은 히브리어로 "헬렐 밴 샤카르"라고 하죠. 이게 무슨 뜻이냐면 헬렐은 새벽별이라는 뜻이고 샤카르는 "아침"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게 나옵니다. 샤카르는 신 이름이기도 합니다. 즉 샤카르 신의 아들 헬렐(새벽별) 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 사람들의 섬김을 이용하여, 신과 비기려고 했다는 것을 이 문맥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대로 붙여보겠습니다. 저는 공동번역을 붙여야 하지만, 개신교인들을 위한 페이지이니, 개역개정 기준으로 붙여드리죠.


이사야서 14장 12-14절


아침의 아들 계명성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내 자리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 하는도다그러나 이제 네가 스올 곧 구덩이 맨 밑에 떨어짐을 당하리로다


성경은 문화인류학적, 해당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라틴어로 넘어가면서 생기는거죠. 저기서 계명성은 그리스어에서 "파에토"라고 번역되는데 파에토는 라틴어에서 "루시퍼"로 번역되었죠. 문제는 윗 단락에서 예수님을 뜻하는 새벽별은 "아스테르"입니다. 근데 라틴어는 이에 대응하는 단어가 없었던 거죠. 즉 예수님이던 사탄이던 똑같이 루시퍼로 번역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성경 문맥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게, 제가 붙여놓은 이사야서 14장 12-14절을 보았을 때도 사탄이 계명성을 참칭하려 했다는 식으로 해석이 되고 있고, 전반적인 기독교계의 의견이기도 하거든요. 즉 기독교에서 말하는 우상 숭배란 말 그대로 우상숭배를 하는 것이 아닌, "무엇인가를 하느님과 동등한 수준으로 놓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루시퍼를 일컬을 때, 당연히 예수님을 떠올려야 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진정한 새벽별 이니깐요.


한국어에서도 계명성과 새벽별은 동일한 말입니다. 광명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복사해서 루시퍼가 새벽별이라는 의미로 써보겠습니다. 이건 한국 개신교에서 자주 쓰는 찬양입니다.


내 진정 사모하는 친구가 되시는 구주 예수님은 아름다와라
산 밑에 백합화요 빛나는 새벽별 주님 형언할 길 아주 없도다
내 맘이 아플 적에 큰 위로되시며 나 외로울 때 좋은 친구라
주는 저 산 밑에 백합 빛나는 새벽별 이 땅위에 비길 것이 없도다

내 몸의 모든 염려 이 세상 고락간 나와 항상 같이 하여주시고
시험을 당할 때에 악마의 계교를 즉시 물리치사 날 지키시네
내 맘이 아플 적에 큰 위로되시며 나 외로울 때 좋은 친구라
주는 저 산 밑에 백합 빛나는 새벽별 이 땅위에 비길 것이 없도다

내 맘을 다하여서 주님을 따르면 길이길이 나를 사랑하리니
물불이 두렵쟎고 창검이 겁 없네 주는 높은 산성 내 방패시라
내 맘이 아플 적에 큰 위로되시며 나 외로울 때 좋은 친구라
주는 저 산 밑에 백합 빛나는 새벽별 이 땅위에 비길 것이 없도다

온 세상 날 버려도 주 예수는 안 버려 세상 끝까지 날 돌보시고
내 영혼 먹이시는 그 은혜 누리며 살겠네

주는 저 산 밑에 백합 빛나는 새벽별 이 땅위에 비길 것이 없도다
주는 저 산 밑에 백합 빛나는 새벽별 이 땅위에 비길 것이 없도다


결론: 결국 얘내들도 루시퍼를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지들이나 잘하지.


이들의 같지도 않은 개수작이 보이십니까? 여기서 "빛나는 새벽별"을 루시퍼라 해야 할까요?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로 해석해야 하는 걸까요? 자기네들도 별 다를바 없는 오류를 저지르는 주제에 남 탓 할 여유나 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내가하면 로맨스고 니가하면 불륜


그리고 기본적인 상식이기도 한데, 원래 고유명사로 시작하는건 다 대문자거든요. 라틴어도 마찬가지에요.  Lucifer는 사탄이라는 고유명사로 해석되어야 하지만 새벽별이라는 일반명사적 의미도 있습니다. 즉 상식마저도 팔아먹고 저런 주장을 하고 앉아있다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