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의 비중은 27%로 2020년에는 최대 29.6%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적인 1인 가구의 급증 현상은 ‘혼자만의 시간’, ‘자신을 위한 투자’를 자연스러운 사회 문화로 만들어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가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함께 20대 남녀 1천27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혼자 어떤 일을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지'를 묻자 74.7%가'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혼자 해본 활동이 있는지'를 묻자(복수응답) '혼자 쇼핑하기'(80.6%), '혼자 외식하기'(77.1%), '혼자 영화 보기'(58.8%), '혼자 술 마시기'(30.5%)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20대에서 소위 "혼밥족" 은 흔히 찾아볼수 있는 용어가 되었다. 1인 가구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각자의 바쁜 스케줄로 인해 혼자 밥을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간에 쫒기면서 살던 사람들, 경쟁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 그리고 이 안에서 개인적 삶을 찾고, 자신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20대는 서서히 개인을 찾아가는 세대가 되어 있다. 이에 대한 우려는 주로 20대가 아닌 기성세대로부터 나오는게 현실이다. 그럼 기성 세대들의 우려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20대가 왜 이러한 상황이 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386 세대가 말하는 인맥의 시대는 옛말이다.
우리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일본은, 혼밥족과, 아웃사이더보다 더욱 심한 현상인 "히키코모리"가 정부 추산만 해도 360만명이 넘어간다고 한다. 부산광역시의 인구와 맞먹는 수준. 2ch 등지에서는 인구의 2%가 히키코모리다. "이제 우리도 다수가 된다." 등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히키코모리는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아싸와 대응된다기 보단 아무것도 안하고 방에만 틀어박히는 방콕 정도로 이해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저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인간’과 ‘맥주’ 한 잔 할 시간도 없는 20대는 차라리 인간관계에 ‘프리 선언’을 한다. 요즘 20대들은 심리적인 여유를 느끼지 못한다. 제대로 된 여가시간은 ‘남의 일’이 되어 버렸다. 운동과 여행, 악기 등의 취미생활은 ‘배부른 소리’라는 게 20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시간이 생기면 인턴과 공모전 준비, 봉사활동 등 취업 스펙 쌓기에 투자하기 바쁘다. 이렇다 보니 주변 사람들을 자주 만나지도 못한다. 또래 친구 대부분 자신과 처지가 같기에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연락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20대로서는 인간관계에 신경을 쓸 겨를도 없으며, 인간관계가 있어도 그닥 삶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를 보자. A씨는 대학생으로, 공부를 하거나 대학에 가지 않는 상황을 제외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sns서비스로 서로 친구를 만난다. 하루마다 매일 만나는 친구들은 아니지만, 정모도 하며,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유대관계를 다져나간다.
인터넷 커뮤니티는 익명성과 서로가 조심스러운 문화가 조성되어 있고, 개인과 개인이 글로서 소통하는 곳이기 때문에 인간관계 유지가 더욱 쉽고, 주제별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의 취미 분야 커뮤니티에서만 활동하면 사회 활동을 대체할 정도로 자신의 대인관계를 탄탄하게 유지할 수 있다. 어짜피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비슷한 상황이라, 오프라인에서 대인관계를 신경쓰지 못하는건 피차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그야말로 무료한 일상의 연속일 수 밖에 없었고, 당연히 아싸나, 은둔형 외톨이들도 집안에만 계속 있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이 생기면서 이러한 외톨이들은 몇달이고, 몇년이고 하루종일 집에 있는 것이 가능해졌다. 결국 오늘날 상당수 은둔형 외톨이들은 집에서 하루종일 인터넷을 하는데, 특히 게임을 많이 한다 고 한다.
과연 기성 세대들의 시각처럼 혼밥족과, 자발적 아웃사이더, 또는 오타쿠 계열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히키코모리" 등이 사회에서 단절되었다고 말할수 있을까? 필자는 그렇지도 않다고 본다.
술이나, 이성교제도 안 한다.
20대들은 술을 즐기지 않는 편으로 조사됐다. ‘일주일에 몇 번 술을 마시냐’고 물은 결과, 20대 초중후반 모두 응답자의 40% 정도가 ‘주 1회’라고 답했다. 20대 초반은 38.4%가 주 1회라고 답했고, 중후반은 각각 45.5%, 44%가 일주일에 한 번만 술을 마신다고 답변했다. ‘주 3회’라고 답한 응답자는 11% 정도였다(초중반 11.6%, 후반 11%).
20대는 한창 연애를 할 시기지만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조선비즈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전국 20대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65%가 ‘연애할 때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이별을 경험한 20대도 15%가 넘었다. 즉 우리나라도, 만혼 풍조를 반영하고 일본처럼 초식남이 늘어나는 까닭이 불안정한 경제상황과 남성들에게 이따르는 가부장적인 책임과 남성다움의 강요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결혼으로 꾸리는 가정에 부담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차라리 포기하면 편해스러운 생각으로 그냥 혼자서 살자는 식으로 생각한다는 것.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경제난 이외에도 우선 소통의 수단이 사람을 만나지 않는 sns로 이동했기 때문이며, 부담감을 가지고 술을 마시기보단, 서로 편한 대화를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20대들은 '최근 관심사가 무엇인지'(복수응답)에 대해 62.5%가 '취업'이라고 했다.
'올해 가장 하고 싶은 일'(복수응답)도 '다이어트, 외모 관리'(33.8%), '국내외 여행'(30.9%), '연애'(23.4%)' 등을 제치고 '취업(57.4%)'이 1위에 올랐다. 비록 청년고용률은 높아졌지만, 일자리의 질은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청년들은 제조업이나 숙박 및 음식점 쪽에 취업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를 보면,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처음 가진 일자리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던 15~29살 청년은 76만1000명이나 됐다. 취업을 경험했던 389만5000명 중 19.5%로 5명 중 1명은 1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셈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15~19살 청년 중 69.5%는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20~29살에서도 비정규직 비중이 32%에 이른다.
사회는 변해간다. 개인주의는 20대의 원죄(原罪)가 아니다.
절벽에서 경쟁 사회와 통신 수단의 변화, 금전적 어려움을 버티며 변화한 사회 구조들에 대해 그들은 원천적으로 이해를 하지 못하는 듯 하다. 이것은 이기주의적 풍조도, 개인사주의적 풍조도 아니다. 결국 이기주의적 풍조에 찌든다고 비판하는 기성 세대에게, "혼자가 어때서?" 라고 20대들이 반문할수 있는 이유는 바로 저런 연유에서 온다는 것이다.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 치부할수는 없는 문제이며,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한 반감, 경제적 문제, 그리고 통신 수단의 변화로 결국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너무나 당연한 현상인 것이다. 이는 20대의 원죄로서 취급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하는 것이다. 왜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 풍조"를 우리의 원죄이자 자연스런 특성으로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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