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담론/정치(Politics)

성차별이 만연한 한국사회와 묻지마 살인

첼린저스 2016. 5. 21. 18:19

강남역 살인사건, 정말 많은 논란을 일으킨 사건이다. 


이번 사태는 여성을 증오하며, 여성을 노린, 가해자에 의해 한 무고한 여성이 죽었다는 것에 그 의의를 가진다. 다만 몇몇은 이것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하며, 다른 한쪽은 이것이 여성혐오에 의해 일어난 범죄라고 주장한다. 물론 두 주장다 신빙성이 있었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반으로 갈리는 것 같고, 해석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되, 더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하려 한다. 


첫번째로,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는 측은, 이 사건의 전말에 그 중점을 맟추고 있다. 즉 단순히 정신 질환자의 돌발 행동일 뿐,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성을 약자로 깔아보는 시각은 그리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정신 질환자의 돌발 행동을 사회 전체에 퍼져있는 여성혐오를 지적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것이다. 두번째로, 반대측 주장은, 이 사건은 충분한 배경 설명이 필요하며, 여성이 사회에서 어떠한 대접을 받고, 차별을 받는지, 여성이 이 사회 내에서 약자 대접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말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즉 첫번째와 두번째 주장의 충돌 사이에, 사회가 이 사건을 보는 시각과, 몇몇 단체들의 대응은 상식 이하의 수준이었고, 이 범죄가 정말, 사회에 만연한, 자연스러운 여성 혐오와 관련이 없는 단순한 돌발 행동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해도, 결국 사회의 시각과, 대응은 이 사회가 여성혐오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보여주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런 정신병적 일관성이라면, 실제로 여성혐오라고 보기도 힘들다고 주장할수 있다)


먼저 서문에서 언급한 첫번째를 살펴보자면, 이 범죄가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여성을 깔보는 문화에서 기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정신병" 이라는 주장이다. 만약 이 사건의 전말만 보고 정신병에 포커스를 맟춘다면, 정신병을 가지고 있었고, 개인적인 일로 인해서, 여성이라는 존재에 원한을 품고 여자를 아무나 찔러 죽였을 거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들은 "한 정신분열증 환자의 망상에 의한 범죄를 두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여성계" 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대적인 이슈메이킹에 나서며 이 사건을 남성 대 여성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정도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보는 것이다. 이 사건에만 포커스를 맟추었다면 이해가 아예 안 가는 시각은 아니다.


다만 두번째 주장을 살펴보자. 이 사건이 여자를 깔아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에서 비롯된게 아닐까? 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아직도 식당에서 시끄럽게 떠들었다고 한 여자에게 젓가락을 던져서 다치게 하는 사건이 존재하고, 임신하면 직장에서 쫒겨나며, 여성에게는 함부로 대하고, 조신조신할 것을 강요하는 우리 사회, 즉 여성을 은연중에 우리보다 아래로 취급하는 혐오어린 시각이 이 범죄를 유발한게 아닌가라는 물음을 던진다는 것이다. 여성 부장, 여성 국회의원, 여성 상사, 이런 조직 사회에서 남자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은, 강한 여자, 쎈 여자 등으로 불리며 기피 대상이 되며,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이 바로 우리 나라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사례는 흑백갈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바로 2014년 퍼거슨 소요가 바로 하나의 예인데, 브라운이 범죄에 연루가 되었을수도 있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지만, 미국에서는 이것을 일관적으로 흑백갈등으로 보았지, 결코, 브라운에게 "공권력에 저항한 미친 개인"이라는 매도를 극소수를 제외하면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과, 지역사회의 의견은 한결같았다, 이러한 공권력 남용이 백인 지역이었이었다면 일어났겠느냐는 것이다. 즉 퍼거슨 소요는 공권력에 무력으로 저항한 시민을 사살한 사건이 아닌, 인종차별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강남역 살인사건도 마찬가지이다. 만약 남자에게 무시당하고 남자를 혐오했다면, 과연 이 범인은 이러한 범죄를 치밀하게 계획했겠냐는 것이다. 


(모 트위터리안의 비꼼.)



여튼 이 두가지 논란과 주장이 치고박고 싸우는 동안, 사회의 반응과, 일베와 오유나, 사람들, 특정 단체들의 반응은 정말 우리 나라가 한참 멀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말핬다고 생각한다. 핑크 코끼리는 말할것도 없고, 장례식장에서 여자들은 마스크 쓴 채로 울고 있었다. 추모하는 순간조차 얼굴을 들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했다. 그곳에서 죽임 당했을 사람은 어쩌면 이 장례식에 참여한 우리일지도 모른다는 동지의식을 느끼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단순히 정신병이냐 아니면 사회에 만연한 여성을 깔보는 인식에 의해서 일어났냐라는 논란을 떠나, 왜 여성계과 수많은 여성계가 이렇게 반응을 했고, 이러한 사회적 반향이 나오냐는 것이 바로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리고 이 사화적 반항에 주류 사회는 어떻게 대응하였는가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왜 정정당당히 장례식에 참여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꼈는가, 얼굴 팔려서, 센 여자, 페미니스트 소리 들을까봐, 직장과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을까봐, 얼굴이 팔릴까봐 걱정하는 것 아니겠는가? 만약 남자가 거기 갔다면, 그러한 시선과 사회적 불이익을 받을까? 아니라고 본다. 센 여자, 강한 여자, 자기 주장이 강한 이기적인 여자 같은 프레임은 여자에게만 씌워지고 있고, 그건 이 사회가 여자에게 조신조신하고, 자신의 의견을 남자나 강자 앞에 죽일것을 은연중에 강요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반응도 차갑기 그지 없었다. 코끼리나 일베 화환같은건 무시하더라도, 시각 자체도 너무나 차가웠다 유사한 사건으로서 미군이 사람을 죽인 사건(효순이 사건)에는 사람이 사람을 실수로 죽인것에 대한 고찰은 뒤로 미루고 "미군이 죽인것"을 강조한 우리 사회가, 왜 이 사건에는 전혀 다른 프레임으로 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심지어 언론들의 주요 반응도 이렇다.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불거진 ‘여성 혐오’ 논쟁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런건 약과다.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듭시다."

범인이  '여성' 대상으로 범죄 저질렀다는데 이러한 구호를 외치고 있으며,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아가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여성은 사회로부터, 수많은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 아닌가. 성범죄와 강력범죄의 타겟이기도 하며, 은연중에 성희롱을 당하는 대상도 거의 여성이다.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볼 이유는 당연히 없지만, 남성이 이러한 여성의 상황에 대한 공감과, 여성 차별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한 해석은 서로 다르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여성을 약자라고 간주하고 은연중에 자기보다 열등한 존재로 생각하거나 자기보다 약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이러한 시각이 이 사회에 만연해 있으며, 이것이 바로 여성 혐오의 씨앗이자 여성 혐오 그 자체이다. 남자라면 이 문제를 여성의 입장에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왜 이 사건에서 이러한 논쟁이 촉발되었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에 대응한 사회의 모습을 보며, 심각함과 여성 혐오에 대한 사회적,개인적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