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사실 학문에서 문명이라는 것의 엄밀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과학계에서는 문명을 정의하는데 있어서 2가지 정의를 사용한다. 하나는 세계 4대 문명을 이야기할때 나오는 것으로, 역사적으로 사용하는 문명이라는 의미이다. 두번째 의미는 기술적 발전을 의미하는데, 이는 첫번째 의미에서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 19세기에 근대화를 비롯한 기술의 폭발적 발전들을 원시 사회에서 글을 사용하는 문명사회로 전환된 것에 비유하여 만들어진 뜻이다.
문화와 문명의 차이를 논함에 있어서 문명은 직선적이고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것, 문화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것이 아마 고등학생 수준에서 배울 수 있는 정의라고 알고 있다.
나는 이러한 정의를 떠나 21세기에 "문명국가"를 논함이란 기술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가 문명국가인가 비문명국가인가를 논한다면, 그 나라의 소외되고 부족한 사람들이 어떠한 대우를 받는지 가장 먼저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문명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이미지를 상상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금세기 기술의 발전에 경탄하고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과감하게 이루어지면서도, 오늘날 그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정치체제와 사회적 발전의 중요함을 인식하지 못한다.
과학과 기술이 진보할 수록, 정부체제가 고도화되고 사회가 복잡해지며, 정부가 거대해지고 관할하는 영역이 넓어지고, 권한이 증가하는 만큼 권력이 증가하므로, 미래의 사회는 점점 증가하는 정부의 맟추어 이를 관리할 투명한 정치체제와 공정한 정부체제의 발전을 요구해야 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누는 여러분이 소설 1984에서 나오는 디스토피아 전제정치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만약 흘러넘치는 기술을 모두 담을만한 정치체제가 없으면, 디스토피아 소설처럼 모든 국민이 감시되고, 모든 것이 통제되는 전제정부가 세워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 것이다.
즉,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오늘날 중국같은 나라가 기술적으로 발전했을지언정 문명국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중국이 아무리 기술적으로 놀라운 걸 발명하고 그 기술로 시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이상 그걸 아무도 부러워 하지 않을 것이다.
찌라시에서 본 것이므로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이 신호등에 얼굴인식기를 두고, 호적에 얼굴을 모두 등록하여 무단횡단을 잡아내는 기술, 국산품 사용자에게 사회적 이익을 주는 기술, 무단횡단을 통해 횡단보도에 지하철 출입구같은 것을 설치하는 것을 보고 그 기술을 부러워 하지 않는 것처럼 기술의 발전이 문명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중국이 빈부격차가 심하고 신분이동이 불가능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벌레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것을 보고, 황금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국가에서 누가 이민을 가고 싶겠으며, 누가 중국을 기술적으로 놀라울지언정 문명국가라고 하겠는가 싶다.
지난 20세기와 19세기에서 문명국가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 놀라운 국가를 이야기했으며, 지금까지 학문의 정의상으로 문명이란 단순히 기술적 발전을 뜻하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과 정의들이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해 해체되는 시점에서 "문명국가" 라는 것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할까를 논하는 것이다. 즉 21세기에서 문명국가란, 발전된 기술만이 아니라 그에 따른 사회망과 투명하고 공정한 정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우선시 되는 국가를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을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이 기술적 발전과 근대화를 이룬 것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물질적으로 발전되지 않았다고 하여 다른 나라를 무시하거나 깔보는 것은 우습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약자들을 배려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는 것이 오늘날의 야만이며, 비문명적이라고 본다. 나의 생각이지만, 우리가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건 국력이나 기술발전이 아닐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부딫치는 문화적 장벽들을 신경쓰고, 방해물들을 제거해주고, 비록 미숙한 사람들과 같은 곳에서 산다는 것이 불편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을 사회적으로,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것, 다른 문화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하게 우리가 자랑스러워 해야 할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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