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담론/종교(Religion)

맹목적인 믿음의 페해- 영성주의와 영적 치료

첼린저스 2014. 9. 1. 05:48


어베스트가 2일 후면 만료된다는 경고 메세지가 떳다. 난 오늘 하나님께서 내 컴퓨터를 악성코드와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시기를 통성기도해야되겠다. 사실 어베스트는 완벽하지 않다. 모든 바이러스로부터 내 컴퓨터를 막아내지 못하니, 하나님의 컴퓨터 보호가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틀뒤에 어베스트가 만료되면, 하나님께 기도를 드려야지. 아니면 무당을 불러서 컴퓨터를 지켜달라는 굿을 해볼까나...



아 이 일화가 보여주는게 뭐냐구요? 아플때 목사님이나 무당한테 가서 치료받는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한국에서는 많이 없어진 듯 하지만, 미국에서는 성직자한테 치료받는게 침례교 쪽으로는 아직 일반적입니다. 한인교회중 하나인 은혜한인교회만 봐도 병자들에게 치료를 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픈 곳에 손을 대고 "주여 주여! 주여!"를 세번 외치고 통성기도를 올리는데, 정말 열정으로 가득찬 예배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게 어리석은 행위라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현대의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아직까지 치료되지 않은 질병이 많다. 신은 그걸 고쳐준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즉 병원을 갈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죠. 그리고 "신과 의학"중에서 중립을 지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치료받은 사람들이 많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열정과 믿음을 의심하지 말라는 말투로 저를 쏘아붙이기도 합니다. 


이게 얼마나 바보같은 말이냐면, 누군가가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의 90%이상이 병원에서 죽는다고, 병원을 뭘 믿고 가느냐고 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서 아는 사람 누구가 암에 걸렸는데 병원에 갔더니 수술하고 돈쓰고 삼개월만에 죽었다면서 다른 누구는 신비의 비약XXX를 마시고 지금 펄펄 뛰어다닌다고 말하죠. 


해당 동영상을 봐 주세요. 아래는 캡션입니다.


제임스 랜디:


 


저는 제가 사는 세계를 제 능력이 되는 한 확실히 이해하고 싶습니다.

제 인생을 최대한 주체적으로, 제 의지에 따라 살고 싶은 겁니다.

그런 목적을 100% 이루기는 힘들더라도요..


저는 어떤 종류의 마약에도 손 댄 적이 없고, 담배나 술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의 이성,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떨어뜨린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될 수 있는 한 제 정신을 '깨워 두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제 인생의 달콤한 휴식처가 될 수도 있는 많은 환상을 포기해야 하겠지만요.

하지만 '진짜' 세상을 살기 위해 그런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습니다.


랜디:

1980년대에 저는 동화적 환상과 속임수가 판을 치는 이상한 세계와 만났습니다.

바로 종교적 믿음의 세계죠.


제가 특히 주목한 사람은 인기 TV 전도사 피터 파포프(Peter Popoff)였습니다.


방송화면, 파포프: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 암덩어리를 주먹으로 내리치라고 말입니다!!!!


랜디:

당시 그는 '기적의 기도회'(miracle crusade)를 통해 한 해에 400만불 이상을 벌고 있었습니다.


방송화면, 파포프:

당신 위장에 암이 있다구요? 주님을 받아들여 그 암덩어리를 태워버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오.. 이제 전능하신 성령이 오십니다. ... 사탄은 물렀거라!!!!! 사탄은 물렀거라!!!

후~~ 할렐루야!!! 할렐루야!!


환자와의 인터뷰:

"정말 치료되셨다고 믿나요?" "그럼요"

"이 분의 암이 정말 없어졌다고 생각하나요?" "주님이 거짓을 말하실리 없어요. 그분을 찬양하라.."


랜디: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의 눈에, 파포프는 신통력을 지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들의 이름과 병 뿐 아니라 개인사까지 다 알아 맞췄으니까요..


방송화면, 파포프:

굴드? 여기 앨리스 굴드라는 할머니 계신가요?? ....

하나님이 지금 당신의 갑상선을 굽어 보십니다. 신경과 눈도 보살펴 주십니다.

이제 손을 들어 보세요..

찰스로부터 좋은 소식이 곧 있을 겁니다. 곧 모든 게 잘 되었다고 연락이 올겁니다.

할머니의 믿음과 기도 덕분입니다. 오.. 예수 그리스도여...

지금 성령이 내리셨습니다!!!! 주님을 찬양하라!! 어쩌구 저쩌구 ...


랜디:

저는 파포프의 신비한 능력이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뭔가 다른 것 때문이라 의심했습니다.

마침내 우리가 설치한 라디오 전파 스캐너가 결정적 증거를 찾아 냈습니다.

파포프의 아내가 그의 귀에 숨겨진 무선 이어폰을 통해 정보를 알려 주고 있었습니다.


파포프의 아내, 엘리자벳의 목소리: 직직~~ 여보 들려요? 들려야 되는데~~...

파포프: 존? 존이라는 분 거기 있나요?

아내: 딜리(?) 존스에요..


랜디:

그의 아내는 이런 정보를 기도카드 (Prayer card)를 통해 알아냈던 것입니다.

기도카드란 집회시작 전에 참석자들에게 돌려 작성하게 한 일종의 설문용지를 말합니다.



아내: 직직~~ 그녀는 보행보조기구에서 해방되었으면 해요.

파포프: 자매님, 이 보조기 없이 걸을 수 있기를 바라는거죠?!!

파포프: 이 보조기에 의지한 게 몇 년이나 되었나요?' (3년쯤요)

아내: 그녀는 xx구 yy동에 살아요.

파포프: 자매님, 주소가 xx구 yy동이죠?!! (예)

아내: 그녀는 관절염이 아주 심해요

파포프:

오 주여!! 관절염을 이 자매님의 몸에서 뽑아 버리소서!!!

몇 발자국만 앞으로 걸어보세요. 할렐루야!! 오.. 이 자매님은 더 이상 보조기 따윈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이 새 힘과 건강을 주셨습니다. 할렐루야!! .. 어쩌구 저쩌구



랜디:

저는 그의 기도회 장면을 방송에 내 보냈습니다. 물론 이번엔 그의 아내의 목소리와 함께였죠 ...

1987년에 피터 파포프는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믿음이라는게 이렇게 무서운겁니다. 누군가는 그러겠죠, "너는 현대의학을 믿고 있는것"이라고. 네 저는 그걸 "믿는"게 목사님이나 성직자, 미신을 믿는 것보다 백번 낫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현대 의학이 모든 질병의 해답을 찾지 못 해도 말입니다. 그건 의학의 잘못이 아닙니다. 다만 의사들이 아직 답을 찾지 못 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컴퓨터를 바이러스부터 지켜달라고 기도해도 그것이 어베스트나 알약 한방보다 못하듯이, 목사님이나 무당에게 영적 치료를 받는 것도 그와 준하는 수준으로 어리석은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영성주의의 페헤가 심각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성경은 엄연한 역사적, 전통적, 이성적 맥락에서 고려해 해석되어야 하지만, 이들의 "도통한" 해석은 사이비 종교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텍스트가, 뉴에이지 문화에 대한 이유없는 혐오와 사회 전반에 대한 회의주의, 종말론, 유사과학을 비록한 유사학문의 증거로 사용되는 것이 통탄스러울 따름입니다.